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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직장

재밌는 직장: 웃음 뒤에 숨겨진 진실

"재밌는 직장은 없다"라고 아버지는 항상 말씀하셨지만, 그날 아침 나는 기어코 증명해 보이기로 했다. 내 책상 위 모니터에 반사된 얼굴은 웃고 있었다. 입꼬리만 올라간 그런 웃음이 아니라, 온 몸의 세포가 춤추는 듯한 진짜 웃음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오늘은 내가 '재미 책임자'로 임명된 첫날이었으니까.

우리 회사 '드림웍스'는 3개월 전부터 직원들의 행복 지수가 바닥을 치고 있었다. CEO는 혁신적인 해결책으로 각 부서마다 '재미 책임자'를 임명했고, 마케팅팀의 그 영광스러운 자리는 내게 돌아왔다. 내 임무는 간단했다. 직원들이 웃게 만드는 것. 그게 전부였다.

첫 번째 시도는 '랜덤 칭찬 롤렛'이었다. 사무실 한가운데 설치한 대형 룰렛을 돌리면 화살표가 가리키는 사람에게 모두가 즉석에서 칭찬을 하는 게임이었다. "민준 씨, 그 넥타이 정말 멋져요!" "지현 님의 프레젠테이션은 언제나 완벽해요!" 처음엔 어색해하던 직원들이 점점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두 번째는 '미스터리 점심 메이트'였다. 모든 직원의 이름을 넣은 상자에서 무작위로 두 명을 뽑아 함께 점심을 먹게 했다. 서로 다른 부서의 사람들이 처음으로 대화를 나누며 웃음이 사무실에 퍼져나갔다. 평소에는 말 한마디 나누지 않던 경영지원팀의 김 부장과 신입 디자이너가 같은 게임에 광적으로 빠져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게임 동아리까지 만들었다.

한 달이 지나자 회사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직원들은 아침에 일어나 회사에 오는 것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생산성은 30% 증가했고, 이직률은 절반으로 줄었다. CEO는 내게 특별 보너스를 약속했다.

그러나 어느 날 밤, 늦게까지 일하다 우연히 CEO의 사무실 앞을 지나칠 때였다. "재미 책임자 프로젝트의 진짜 목적은 직원들의 불만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거야. 그들이 웃고 있는 동안 우리는 인원 감축을 준비할 수 있어."

그 순간 내 웃음이 얼어붙었다. 다음 날, 나는 평소처럼 밝게 웃으며 새로운 '재미' 활동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진실 폭로 타임캡슐'이라는 이름의 게임이었다. 모든 직원이 익명으로 회사에 대한 진실을 적어 타임캡슐에 넣고, 일주일 후에 모두가 함께 읽는 활동이었다.

일주일 후, 우리는 타임캡슐을 열었다. 내가 넣은 종이에는 CEO의 계획이 상세히 적혀 있었다. 폭로 후 사무실은 처음으로 웃음소리가 완전히 사라졌다. 하지만 곧 직원들의 얼굴에는 다른 종류의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 연대의 미소, 변화를 만들어낼 용기가 담긴 미소였다.

나는 이제 '재미 책임자'가 아닌 '진실 책임자'가 되었다. 어쩌면 진정으로 재밌는 직장을 만드는 첫 단계는 진실에서 시작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버지의 말씀이 틀리지 않았다. 재밌는 직장은 없다.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