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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다이어트

직장 다이어트: 사라진 38kg의 비밀

민지가 쓰러진 것은 오후 3시 정각, 팀장의 "이번 분기 목표 달성률 97%"라는 말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회의실의 형광등이 깜빡이던 그 순간만큼은 어떤 다이어트보다 효과적으로 그녀의 몸이 가벼워진 것 같았다.

그녀가 눈을 떴을 때, 병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얼굴을 따뜻하게 어루만졌다. 침대 옆 차트에는 '체중 감소로 인한 영양실조'라고 적혀 있었다. 6개월 전 입사한 스타트업에서 그녀는 38kg을 감량했다. 다이어트 앱도, 운동도 아닌, 오직 '일'만으로.

"식사 거르지 마세요, 민지씨. 회사 망하는 것도 아니고." 수술 가운을 입은 의사는 그녀의 차트를 보며 혀를 찼다. 하지만 그는 몰랐다. 그녀의 회사는 실제로 매일 조금씩 망해가고 있었다는 것을.

퇴원 후 사무실로 돌아온 민지는 자신의 책상 앞에 새로운 포스트잇을 발견했다. "체중 관리 프로젝트 - 목표: 건강한 직장인 되기" 옆자리 동료 수진이 붙여놓은 것이었다. 수진은 출산 후 살이 찐 몸매를 가리기 위해 항상 헐렁한 셔츠를 입었지만, 민지보다 두 배는 더 많은 업무를 처리했다.

"니가 먹는 걸 더 봐야겠어. 나도 너처럼 살 빼고 싶다고?" 수진이 커피를 건네며 씩 웃었다. 민지는 쓴웃음을 지었다. 이 회사에서는 '살이 빠졌다'는 말이 칭찬처럼 들린다. 마치 헌신의 증표처럼.

민지의 노트북 화면에는 미팅 알림이 떴다. '프로젝트 마감 - 긴급회의 (점심시간 이용)' 그녀는 자동으로 책상 서랍에서 소화제를 꺼내 삼켰다. 회의실로 걸어가는 복도에는 '워라밸을 존중합니다'라는 회사 슬로건이 큼직하게 붙어있었다.

회의실에서 팀장은 밝게 웃으며 말했다. "오늘은 특별히 회사에서 샌드위치 준비했어요. 식사하면서 회의해요." 민지의 앞에 놓인 샌드위치는 카로리가 표시된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210kcal. 그녀가 병원에 있는 동안 회사는 '건강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했다.

민지는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 물었다. 처음으로 회사에서 무언가를 제대로 먹는 순간이었다. 이상하게도 그녀의 노트북 화면에 반사된 자신의 모습이 더 선명하게 보였다. 38kg이 빠진 자리에 새로운 무언가가 채워지고 있었다.

"민지씨, 오늘 좀 달라 보이네요. 건강해 보여요." 팀장이 말했다.

그녀는 처음으로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새로운 다이어트를 시작했거든요. 불필요한 것들을 모두 비우는 다이어트요." 그리고 퇴사서를 슬라이드했다. 직장에서 빠져나가는 자신의 몸이 그 어느 때보다 가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