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의 자매들: 우리가 서로를 속이는 방식
그날 아침, 언니가 회사에서 내 얼굴을 한 채 웃고 있었다. 사무실 입구에서 멈춰 선 나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내 자리에, 내 옷을 입고, 내 커피잔을 들고 있는 그녀는 완벽하게 나였다. 어제 밤 "내일은 네가 나로 살아보면 어떨까?"라는 그녀의 농담이 현실이 되어버렸다.
"미현아, 보고서 마감이 언제지?" 팀장이 내 언니에게—아니, 그가 보기에는 나에게—물었다. 그녀는 내 목소리로 대답했다. "오늘 오후 4시까지 메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녀의 대답은 내가 할 법한 말투 그대로였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복도 구석에 숨어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는 동안, 내 손바닥에서는 진땀이 흘렀다.
우리는 쌍둥이가 아니었다. 4살 차이 나는 평범한 자매였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사람들은 우리를 혼동했고, 나이 차이가 있음에도 얼굴과 체형, 심지어 말투까지 너무 흡사했다. 그 닮음이 오늘처럼 무서울 때는 없었다.
화장실로 후다닥 도망쳐 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내 자리에 앉아있는 언니의 휴대폰이 울렸다. 미친 짓이었다. 메시지를 보냈다. "언니, 지금 뭐 하는 거야? 왜 내 회사에 와서 나인 척 하고 있어?"
화면에 메시지가 도착했다. "네가 늘 힘들다고 해서 하루만 대신해주고 싶었어. 회사 생활이 어떤지 직접 경험해보려고. 걱정 마, 아무도 모를 거야."
오후가 되자 상황은 더 이상해졌다. 언니는 내 업무를 완벽하게 해내고 있었다. 팀 회의에서 내가 3개월 동안 고민했던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언니가 자신 있게 발표했다. 동료들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미현씨, 오늘 특별히 빛나는데요?" 프로젝트 리더의 말에 사무실 전체가 웃음바다가 되었다.
화장실 칸막이 안에 숨어 나는 분노와 질투, 그리고 이상한 해방감 사이에서 혼란스러웠다. 내 인생을 언니가 대신 살아도 아무도 차이를 못 느낀다는 사실이 공포스러웠다. 어쩌면 나는 누구든 대체 가능한 존재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퇴근 시간, 언니가 화장실로 들어왔다. 우리는 거울 앞에 나란히 섰다. "어때, 내가 너 역할 잘했지?" 그녀가 물었다.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너의 삶은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하더라. 난 네가 이렇게 어려운 프로젝트들을 해낸다는 걸 몰랐어." 그녀의 목소리에는 존경심이 묻어났다.
우리는 화장실 칸에서 옷을 갈아입었다. 다시 내가 나로 돌아갔다. 하지만 무언가 달라졌다. 언니가 내 자리에서, 내 이름으로 받은 칭찬과 인정이 묘하게 나를 자유롭게 했다. 마치 다른 사람이 되어본 경험처럼.
"내일은 내가 언니 회사에 가볼까?" 내가 물었다. 언니의 눈이 커졌다가 이내 미소로 바뀌었다. 우리가 서로의 삶을 교환하는 동안, 어쩌면 우리는 자기 자신을 더 명확히 보게 될지도 모른다. 직장에서 걸어나오며 생각했다. 내일, 나는 언니의 삶을 살게 될 것이다—그리고 나는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로 사는 것이 얼마나 자유로울지 이미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