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의 뉴진스: 그녀의 플레이리스트
그녀의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내 심장을 두드릴 때마다, 내 짝사랑은 한 박자씩 깊어졌다. 도서관 구석, 언제나 같은 자리에 앉아 음악에 몸을 맡기는 그녀를 일 년째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검지가 테이블 위에서 리듬을 타는 모습은 내 하루의 하이라이트였다.
"뉴진스 노래 좋아하세요?"
용기를 내어 건넨 말에 그녀는 이어폰 한쪽을 빼며 고개를 들었다. 그 순간 흘러나온 'Hype Boy'의 멜로디가 우리 사이의 공기를 채웠다. 그녀의 눈이 반짝였다. 처음 마주한 그녀의 미소는 봄날의 첫 햇살처럼 따스했다.
"당신도요? 와, 정말 반가워요!"
그날부터 우리는 도서관에서 함께 공부하는 사이가 되었다. 음악으로 시작된 대화는 꿈, 두려움, 그리고 서로의 일상으로 이어졌다. 나는 그녀의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그녀를 알아갔다. 'Attention'이 흐를 땐 자신감 넘치는 그녀가, 'Ditto'가 흐를 땐 외로움을 안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우리의 거리는 점점 가까워졌지만, 내 마음을 고백할 용기는 좀처럼 나지 않았다. 대신 나는 그녀를 위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다. 그녀가 좋아하는 뉴진스의 노래들과 내 마음을 담은 노래들로 가득 채웠다.
"다음 주에 뉴진스 콘서트가 있대. 같이 갈래?"
그녀의 제안에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콘서트장은 함성과 조명으로 가득했다. 우리는 노래를 따라 부르며 몸을 흔들었고, 마지막 곡 'Cookie'가 흘러나올 때, 우리의 손은 자연스럽게 맞닿았다. 그 순간, 그녀의 눈에서 나를 향한 특별한 감정을 발견했다고 믿었다.
다음 날, 도서관에서 그녀를 기다리며 나는 고백을 준비했다. 평소보다 늦게 도착한 그녀의 얼굴은 환했다. 그리고 그녀의 뒤에, 낯선 남자가 서 있었다.
"어제 콘서트에서 만난 친구야. 우리 같은 뉴진스 팬이더라고!"
남자의 손에는 그녀를 위한 플레이리스트가 담긴 USB가 들려 있었다. 내 것과 똑같은 모양이었다. 그녀의 눈빛이 그를 향할 때, 나는 알았다. 내 짝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임을.
그날 밤, 나는 그녀를 위해 만들었던 플레이리스트의 제목을 바꿨다. '그녀에게'에서 '나에게'로. 음악은 때로 사랑을 시작하게 하지만, 모든 노래가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는 않는다. 이어폰을 귀에 꽂고 'Hurt'를 들으며, 나는 다시 나만의 리듬으로 돌아갔다. 이제 내 심장은 뉴진스의 비트에 맞춰, 아픔을 뛰어넘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