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GG

초콜렛뉴진스

초콜렛 뉴진스: 달콤한 그 날의 맛

처음 그 초콜릿을 맛봤을 때, 나는 십 년 전의 나로 돌아갔다.

진열대 앞에 서서 '뉴진스(New Genes) 초콜릿'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바라보고 있었다. "유전자 분석을 통해 당신만을 위한 맛을 찾아드립니다"라는 문구가 포장지에 새겨져 있었다. 세 달 전, 호기심에 이끌려 DNA 샘플을 보냈고, 오늘 드디어 '나만의 초콜릿'이 도착했다는 알림을 받았다.

"모든 감각은 기억과 연결됩니다." 작은 카드에 적힌 문구를 읽으며 초콜릿을 입에 넣었다.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순간, 갑자기 코끝에 익숙한 향기가 밀려들었다. 달콤함 사이로 비 오는 날의 흙내음과 살짝 녹슨 철제 그네의 냄새가 퍼졌다. 귀에는 어린 소녀의 웃음소리가 울렸다.

숨이 막혔다. 그건 내가 십 년 동안 억지로 묻어두었던 기억이었다.

"괜찮아, 언니가 있잖아."

동생 지은이와 마지막으로 함께했던 그 날. 비가 오는 놀이터에서 엄마를 기다리며 그네를 타던 순간. 내가 사 준 초콜릿을 먹으며 환하게 웃던 지은이의 얼굴. 그리고 그날 밤, 우리 집을 찾아온 경찰의 방문.

초콜릿이 혀 위에서 완전히 녹아내리자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날, 내가 아끼던 동생을 잃은 날, 그날의 맛이 정확히 이 초콜릿 속에 갇혀 있었다.

매장 직원이 다가왔다. "마음에 드세요? 뉴진스는 단순한 맛이 아니라 당신의 유전자에 새겨진 가장 강력한 감정적 기억과 연결된 맛을 재현합니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초콜릿 한 상자를 더 집어들었다. "이걸 보관하면... 그 기억도 영원히 보존되나요?"

"네, 그렇습니다. 유전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까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손바닥에 초콜릿 하나를 올려놓고 천천히 빗속으로 걸어갔다. 빗물에 녹아내리는 초콜릿처럼, 십 년간의 죄책감도 조금씩 흘러내리는 것 같았다. 어쩌면 지은이는 내 유전자 속에, 내 기억 속에, 그리고 이 달콤한 초콜릿 속에 영원히 살아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