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렛 직장: 단 맛 뒤의 쓴 현실
그날 오전,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직장에 취직했다. 적어도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글로벌 초콜릿 제조업체 '스위트 드림즈'의 품질 테스터. 내 업무는 간단했다. 하루 종일 초콜릿을 맛보고 평가하는 것. 어린 시절 꿈을 이룬 기분이었다.
첫날, 회사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진한 카카오 향이 나를 감싸안았다. 벨벳처럼 부드러운 그 향기는 마치 누군가의 따뜻한 포옹 같았다. 사방의 벽은 초콜릿 색 대리석으로 장식되어 있었고, 리셉션 데스크 뒤에는 거대한 분수대에서 녹은 초콜릿이 끊임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마치 천국의 입구 같았다.
"맨손으로 만지지 마세요. 항상 흰 장갑을 착용하셔야 합니다." 오리엔테이션을 담당한 매니저 김 부장이 엄격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표정에서는 달콤함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하루에 최소 50종류의 초콜릿을 테스트해야 하며, 각각에 대한 상세 보고서를 제출하셔야 합니다."
내 작업실은 온도와 습도가 철저히 통제되는 작은 방이었다. 창문도 없었다. 책상 위에는 물, 크래커, 그리고 입을 헹구는 용액이 놓여 있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나는 그곳에 앉아 초콜릿을 씹고, 맛보고, 평가했다. 처음 몇 시간은 행복했다. 밀크 초콜릿의 부드러운 달콤함, 다크 초콜릿의 진한 쓴맛, 화이트 초콜릿의 크리미한 텍스처. 모든 것이 새롭고 흥미로웠다.
그러나 점심시간이 되자, 나는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직원 식당에서 모든 사람들이 샐러드만 먹고 있었다. 달콤한 것은 찾아볼 수 없었다. "여기서는 아무도 단 것을 안 먹어요," 옆자리의 동료가 속삭였다. "8시간 동안 초콜릿만 맛보면 설탕에 질려서 짠 음식만 생각나게 될 거예요."
일주일이 지나자, 나는 더 이상 초콜릿의 맛을 구분할 수 없게 되었다. 모든 초콜릿이 같은 맛이었다. 혀는 마비되었고, 입안은 항상 텁텁했다. 밤에는 설탕 과다섭취로 인한 두통에 시달렸다. 달콤한 꿈은 악몽으로 변해갔다.
한 달 후, 나는 김 부장의 사무실에 불려갔다. "최근 당신의 평가 보고서가 일관성이 없습니다," 그가 말했다. "같은 초콜릿에 대해 어제는 '부드럽다'고 했다가 오늘은 '거칠다'고 평가했군요." 그의 책상 위에는 내가 테스트한 초콜릿 샘플이 놓여 있었다. 나는 그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구역질이 났다.
"더 이상 못하겠습니다," 내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이 일이 제 꿈이었지만, 이제는 악몽이 되었어요. 초콜릿을 보는 것만으로도 괴롭습니다."
김 부장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테스트를 통과했습니다." 그가 서랍에서 하얀 봉투를 꺼내 나에게 건넸다. "이것은 진짜 계약서입니다. 우리는 초콜릿 품질 테스터를 찾고 있는 게 아니라, 우리 제품의 단점을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어요."
봉투를 열자 '제품 개발 및 혁신 부서 책임자'라는 직함이 적힌 새 계약서가 나왔다. 연봉은 내가 예상했던 것의 두 배였다. "모든 달콤한 성공 뒤에는 쓴 진실이 있습니다," 김 부장이 말했다. "그리고 그 진실을 볼 수 있는 사람만이 진정한 달콤함을 만들어낼 수 있죠."
나는 그날 저녁, 몇 주 만에 처음으로 초콜릿 한 조각을 먹었다. 이상하게도, 그 맛은 내가 기억하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깊었다. 때로는 꿈이 현실이 되면 그 꿈을 잃게 되지만, 가끔은 꿈을 잃어야만 더 큰 꿈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