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직장: 매일 되돌아오는 미로
오늘은 내가 사흘째 같은 직장에 출근하는 날이다. 물론 달력상으로는 5년째지만, 내 감각으로는 단 사흘이다. 처음 날, 두 번째 날, 그리고 오늘. 똑같은 일들의 무한 복제. 엘리베이터가, 이제는 내 체중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는 듯, 미세하게 흔들리며 올라간다.
출근 시간의 사무실 냄새는 언제나 같다. 차갑게 가라앉은 에어컨 냄새와 플라스틱 칸막이의 먼지 향, 그리고 누군가의 오래된 커피잔에서 피어오르는 쓴 향기. 모니터들은 검은색으로 꺼져 있고, 하나둘씩 푸른빛으로 깨어나기 시작한다. 내 것도 포함해서.
오전 9시 12분, 김 과장이 머그잔에 커피를 쏟는다. 어제도, 그제도 9시 12분이었다. 그는 항상 같은 지점에서 같은 양의 커피를 쏟는다. 마치 세상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의식처럼.
"또 쏟으셨네요," 내가 말한다.
"아, 맞아. 항상 이 시간에 쏟는 것 같아."
그는 자신이 프로그래밍된 캐릭터라는 사실을 모른다. 나만 알고 있다. 모두가 같은 패턴으로 움직인다. 점심 시간에 이 부장은 항상 같은 농담을 던지고, 오후 3시 정각이면 정 대리는 화장실로 향한다. 모두 정확히 7분 후에 돌아온다.
처음에는 내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데자뷰가 너무 길게 이어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셋째 날인 오늘, 나는 확신했다. 이건 단순한 반복이 아니다. 시간이 멈춘 것도 아니다. 모든 것이 똑같이 반복되지만, 나만 기억하고 있다.
오후 5시 57분, 퇴근 세 분 전. 내 컴퓨터 화면이 파란색으로 변한다. 시스템 오류. 어제도, 그제도 그랬다. 아무도 모르는 이 비밀스러운 패턴 속에서 오직 나만 깨어있다. 화면을 응시하다 문득 깨달았다. 파란 화면 속 오류 메시지의 마지막 줄.
"루프 에러. 사용자 ID-4872는 현실 재구성이 필요합니다."
손가락으로 화면을 만져보았다. 차갑지만 표면이 물처럼 일렁인다. 이 모든 직장 생활, 매일의 출근이 시뮬레이션이었나? 그렇다면 실제 나는 어디에 있는 걸까? 등 뒤에서 김 과장의 목소리가 들린다.
"또 컴퓨터 고장났어? 이거 IT팀에 얘기해야겠는데."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내 손가락은 이미 화면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내일은 넷째 날일까, 아니면 또 다른 첫째 날일까.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다시 출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