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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고민

취업 고민: 그림자 면접관

면접실 문을 열기 직전, 내 손에서 흘러내린 땀방울이 바닥에 떨어졌다. 열아홉 번째 면접. 열아홉 번째 탈락 통보를 받게 될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목을 조여왔다.

"김태준 님, 들어오세요." 차가운 금속성 여성의 목소리가 호명했다. 문을 열자 예상과 달리 면접관은 단 한 명뿐이었다. 검은 정장을 입은 중년 여성, 그녀의 얼굴이 이상하게 흐릿했다. 마치 초점이 맞지 않는 사진처럼.

"자리에 앉으세요." 그녀가 말했다. 의자에 앉자마자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면접실 안은 내가 지금까지 경험한 모든 면접실의 모습이 중첩된 것 같았다. 칙칙한 베이지색 벽지, 낡은 나무 책상,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흐릿한 햇빛에서 지난 실패의 기억들이 떠올랐다.

"이력서를 보니 열여덟 군데 지원했다가 모두 탈락했네요." 그녀의 말에 등줄기를 차가운 기운이 타고 내려갔다. 그 정보는 이력서에 없었다.

"제... 제가 어떻게 그걸...?" 말을 더듬었다.

"난 당신이 누구인지 알고 있어요, 김태준 씨." 그녀의 목소리가 바뀌었다. "난 당신의 취업 고민이에요."

순간 그녀의 얼굴이 선명해졌다. 놀랍게도 그 얼굴은 나였다. 더 지쳐 보이고, 더 절망적인 표정을 한 나.

"이게 무슨 상황입니까?" 내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당신은 이 면접장에 혼자 앉아 있어요. 실제 면접관들은 10분 전에 '지원자 불참'으로 기록하고 떠났죠. 당신은 알람을 잘못 맞춰서 늦었거든요. 또다시."

그녀—아니, 나 자신의 모습이 말을 이었다. "당신의 진짜 문제는 스킬이나 경력이 아니에요. 자기 자신을 믿지 않는 거죠. 매번 실패할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면접장에 들어오니, 그 에너지가 면접관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는 겁니다."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비현실적인 상황이었지만, 그 말이 진실로 다가왔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죠?" 내가 물었다.

"이제 진짜 질문을 하게 되었군요." 내 분신은 미소지었다. "취업은 목적지가 아니라 여정이에요. 이력서에 적힌 스펙보다 당신이 얼마나 성장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가 중요해요. 그리고 성장은 '나는 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 시작됩니다."

그 순간 면접실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눈을 깜빡이자 내가 집 소파에 앉아 있었다. 손에는 내일 있을 스무 번째 면접 준비 자료가 들려 있었다. 꿈이었을까? 하지만 마음속에 이상한 평온함이 자리 잡고 있었다.

스마트폰을 집어 들고 알람을 확인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면접 성공'이라는 메모를 추가했다. 내일, 면접장을 들어설 때 내가 만날 사람은 더 이상 고민의 그림자가 아닌, 가능성의 나 자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