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영상: 모든 것은 편집이었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추천한 '3개월 만에 대기업 취업하는 법'이란 영상의 재생 버튼을 누르는 순간, 내 인생도 함께 재생되기 시작했다. 화면 속 남자는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여러분, 취업은 자신을 영상처럼 편집하는 겁니다. 불필요한 장면은 과감히 삭제하고, 강점만 하이라이트로 남기세요."
그 날부터 나는 내 인생의 편집자가 되었다. 이력서에서 공백기는 지웠고, 자기소개서에는 화려한 배경 음악처럼 미사여구를 깔았다. 면접장에선 떨리는 목소리를 안정적인 톤으로 조정했고, 자주 쓰는 '어...' 같은 습관적 말버릇은 편집점처럼 매끄럽게 지워냈다. 취업 준비는 마치 완벽한 영상을 만드는 작업과도 같았다. 프레임 밖의 내 모습은 점점 초라해졌지만, 카메라 앞에 선 나는 점점 빛났다.
"김지원 님, 최종 합격을 축하드립니다."
대기업 인사팀에서 온 메일을 받았을 때, 마치 유튜브에서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한 것처럼 짜릿했다. 그 영상 속 남자의 조언은 마법처럼 내 인생을 바꿔놓았다. 노트북을 끄고 거울을 보니, 눈 밑의 다크서클과 수십 번 고쳐 쓴 자기소개서의 흔적이 남은 손목이 눈에 들어왔다. 편집된 버전의 나만 살아남은 것 같았다.
첫 출근 날, 사무실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차가웠다. 동료들은 모두 완벽하게 편집된 사람들이었다. 점심 시간, 우연히 유튜브를 열었을 때 그 영상이 다시 추천되었다. 조회수는 백만을 넘어 있었고, 댓글엔 "덕분에 취업했어요!"라는 찬사가 가득했다.
영상을 끝까지 본 후 추천 영상 목록을 내리다 나는 얼어붙었다. '취업 성공 후기는 모두 연기였습니다 - 진실 고백' 같은 제목의 영상이 보였다. 그 영상의 주인공은 내가 따라했던 바로 그 남자였다. 떨리는 손으로 재생 버튼을 눌렀다.
"안녕하세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단 한 번도 대기업에 취업한 적이 없습니다. 이 영상들로 광고 수익을 올리기 위해 모든 것을 각본대로 연기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화면이 멈췄다. 내 인생의 편집본도 함께 멈춘 것 같았다. 사무실을 둘러보니, 동료들 중 몇 명이 같은 영상을 보고 있었다. 서로의 시선이 마주쳤을 때, 우리는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 모두 누군가의 각본대로 편집된 인생을 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날 저녁, 퇴근길에 마지막으로 그 유튜버에게 댓글을 남겼다. "당신 덕분에 취업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내 인생의 편집은 내가 할게요." 버튼을 누르고 나니, 마치 오랜 촬영이 끝난 것처럼 어깨가 가벼워졌다. 이제, 필터 없는 내 삶의 진짜 영상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