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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직장

취업과 직장 사이: 유리문의 진실

취업 준비생 김민수는 오늘도 유리문 앞에 서 있었다. 그 문 너머에는 그가 6개월간 지원한 27개 회사 중 유일하게 최종면접까지 진출한 ㅊㅇ기업의 인사과가 있었다. 문에 비친 그의 모습은 완벽했다. 다림질된 셔츠, 딱 맞는 정장, 어제 세 번이나 연습한 자신감 넘치는 미소. 하지만 유리에 더 가까이 다가가자 그는 문 너머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형광등 아래 굽은 어깨들, 무표정한 얼굴들, 화면만 바라보는 공허한 눈동자들.

"들어오시겠어요?" 인사 담당자의 목소리에 민수는 흠칫 놀랐다. 그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유리문을 밀었다. 차가운 에어컨 바람과 함께 커피 냄새, 복사기의 잉크 향, 그리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긴장감이 그를 감쌌다.

면접은 예상외로 순조롭게 진행됐다. 준비한 답변들이 물 흐르듯 나왔고, 면접관들은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 질문이 던져졌다.

"왜 우리 회사에 지원하셨나요?"

민수의 입에서는 완벽하게 준비된 대답이 나왔다. "귀사의 혁신적인 기업문화와 성장 가능성에 매료되어..." 하지만 그 순간, 그의 눈은 면접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사무실을 다시 훑었다. 한 직원이 상사가 지나가자 갑자기 자세를 바로 하고, 다른 한 명은 화장실에서 돌아와 몰래 한숨을 쉬었다. 책상 위 사진 속 웃는 가족들과 대조되는 지친 얼굴들.

"실례합니다만," 민수는 준비된 대답을 멈추고 질문했다. "여기서 일하는 게 행복하신가요?"

면접실에 정적이 흘렀다. 세 명의 면접관은 서로를 바라보았고, 가장 연장자로 보이는 이가 천천히 안경을 벗었다.

"6년 전, 저도 당신처럼 이 유리문 앞에 서 있었습니다. 그때 누군가 나에게 그 질문을 했다면... 더 나은 선택을 했을지도 모르겠네요."

민수는 그날 저녁 합격 통보를 받았다. 메시지에는 "당신의 솔직함이 인상적이었습니다"라는 코멘트가 붙어 있었다. 그는 창가에 서서 도시의 불빛들을 바라보았다. 수많은 빌딩, 수많은 유리문, 그 안에 갇힌 수많은 삶들. 내일 그는 취업과 직장 사이에 놓인 그 투명한 경계를 건너게 될 것이다.

유리문은 들어가기 전과 들어간 후가 똑같이 보이지만, 그 느낌은 완전히 다르다. 민수는 수락 이메일에 답장을 쓰기 전, 잠시 손을 멈추고 생각했다. 유리문 너머의 진실을 본 그가 선택할 수 있는 용기가 있을까? 아니면 또 다른 유리문을 찾아 나설까? 그의 손가락이 키보드 위에서 망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