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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짝사랑

취업과 짝사랑: 이루어질 수 없는 두 가지 꿈

열여덟 번째 지원서를 제출하는 순간, 강민우의 휴대폰에 그녀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오늘 저녁에 시간 있어? 상담해줄 일이 있어." 민우의 심장이 쿵쾅거렸다. 대학 시절부터 4년간 짝사랑해온 서지연이었다.

카페의 창가 자리, 지연은 평소보다 조금 더 공들인 모습으로 나타났다. 봄바람에 살짝 흔들리는 그녀의 머리카락에서 라일락 향이 퍼져나왔다. 민우는 습관적으로 자신의 구겨진 셔츠를 매만졌다. 면접 준비로 두 시간밖에 자지 못한 눈에는 피로가 가득했다.

"고민이 있어서... 민우 너밖에 상담할 사람이 없더라고." 지연이 말했다. "다음 주에 만나는 소개팅 남자, 어떻게 생각해?"

민우의 표정은 그대로였다. 4년간의 훈련이 그를 완벽한 배우로 만들어놓았다. "어떤 사람인데?" 그의 목소리는 평온했지만, 손아래 꽉 쥐어진 종이컵은 이미 형체를 잃고 있었다.

"대기업 마케팅팀... 사람들이 조건이 너무 좋다고 하더라고." 지연의 눈이 기대감으로 반짝였다. "너도 취업 준비하느라 바쁘지? 어떻게 돼가?"

민우는 씁쓸하게 웃었다. "오늘도 한 군데 지원했어. 열여덟 번째야."

지연이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민우의 손을 잡았다. 그 따스함이 민우의 가슴을 더 아프게 했다. "꼭 될 거야. 넌 충분히 능력 있는 사람이니까."

민우의 노트북 화면에는 미완성된 자기소개서가 켜져 있었다. '저의 장점은 포기하지 않는 끈기입니다.'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그는 지연에게 자신의 마음을 단 한 번도 고백하지 못했다.

귀가 후, 민우는 열아홉 번째 자기소개서를 쓰기 시작했다. 화면 속에서 커서가 깜빡이는 동안, 그는 문득 깨달았다. 취업과 짝사랑, 그 둘은 얼마나 닮아있는지. 끝없는 준비와 노력. 누군가에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절박함. 그리고 대부분 돌아오는 것은 침묵뿐이라는 사실.

그날 밤, 민우는 열아홉 번째 자기소개서와 함께 지연에게 보낼 메시지를 작성했다. "네 소개팅, 잘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 다음 주에 최종 면접이 있어." 사실은 없었다.

민우는 자기소개서를 제출하고 지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둘 다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안해졌다. 가끔은 포기하는 것도 용기라는 걸, 열여덟 번의 실패가 그에게 가르쳐준 유일한 교훈이었다. 그의 노트북 화면은 새로운 채용공고 페이지로 바뀌었고, 민우의 손가락은 다시 키보드 위에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