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의 초콜렛: 달콤한 성공의 쓴맛
서른두 번의 면접 거절 통보를 받던 날, 내 책상 위에는 언제나처럼 다크 초콜릿 한 조각이 놓여 있었다. 면접 결과를 확인할 때마다 입에 넣는 의식 같은 것이었다. 쓴맛이 혀를 감싸면 현실도 함께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이번에도 안 됐어요." 어머니께 전화로 말했다. 목소리를 태연하게 유지하려 애썼지만, 방 한구석에 쌓인 취업 서류들이 조롱하듯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았다.
그날 밤, 베개 아래서 발견한 작은 초콜릿 상자. '취업 성공 기원'이라는 어머니의 글씨가 적힌 쪽지가 붙어있었다. 상자 안에는 서른세 개의 작은 초콜릿이 정갈하게 놓여 있었다. 빈정거리듯 웃음이 나왔다. 하필 내가 지금까지 떨어진 회사 수와 정확히 일치했다.
마지막 한 개는 다른 초콜릿보다 크고 금색 포장지로 싸여 있었다. 쪽지에는 '마지막 면접날 먹을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 어머니의 낙관주의가 짠하게 느껴졌다.
다음 날 아침, 스마트폰에 이메일 알림이 떴다. 평소라면 무심코 지워버렸을 제목이었지만, 눈에 띄는 회사 이름에 손가락이 멈췄다. 잠깐의 망설임 끝에 열어본 메일에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다른 지원자의 갑작스런 포기로 면접 기회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것도 내가 가장 가고 싶었던 회사였다.
면접장으로 향하는 동안, 주머니 속 초콜릿 한 조각이 체온에 서서히 녹아내렸다. 서른세 번째 초콜릿은 아직 집에 있었다. '이건 미신이야'라고 스스로를 타이르면서도, 떨리는 손으로 포켓 티슈를 꺼내 손을 닦았다.
면접장에 들어서자 익숙한 향기가 코를 찔렀다. 면접관 중 한 명이 초콜릿을 까고 있었다. 그것도 내가 항상 먹던 것과 같은 다크 초콜릿이었다. "초콜릿 좋아하세요?" 갑작스런 질문에 나는 당황했지만, 솔직하게 대답했다. "네, 특히 쓴 초콜릿이요. 인생의 쓴맛을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는 것 같아서요."
말을 마치자 면접관들의 표정이 변했다. 이상하게도 그 순간, 모든 긴장이 사라졌다. 마치 서른두 번의 실패가 이 순간을 위한 준비였던 것처럼, 나는 그 어느 때보다 솔직하고 자신감 있게 면접에 임했다.
일주일 후, 합격 통보를 받았다. 어머니가 준비해둔 금빛 초콜릿을 입에 넣으며 생각했다. 그동안의 쓴맛이 없었다면, 이 달콤함이 이토록 특별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초콜릿이 입 안에서 천천히 녹아내리는 동안, 깨달았다. 취업이란 결국 초콜릿과 같아서, 진정한 달콤함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쓴맛을 견딜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