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판타지: 현실을 넘어선 이력서
마지막 남은 이력서를 제출하는 순간, 모니터에서 푸른빛이 새어나왔다. 김지훈은 눈을 깜빡였다. 열두 번째 지원, 열두 번째 거절을 예상하며 '지원하기' 버튼을 눌렀을 뿐인데, 모니터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지원자 김지훈님, 환영합니다." 정장을 차려입은 여성이 말했다. 그녀의 머리카락은 실제로 빛나고 있었고, 사무실은 구름 위에 떠 있는 듯했다. "저는 드림코퍼레이션의 인사 담당자 이소라입니다. 실전 면접을 시작하겠습니다."
지훈은 혼란스러웠다. "실전 면접이요?" 그가 물었을 때, 사무실 벽이 투명해지며 광활한 판타지 세계가 드러났다. 드래곤이 하늘을 날고, 마법사들이 주문을 외우는 세계.
"우리 회사는 판타지를 현실로 만드는 회사입니다. 당신의 스킬을 증명해 보세요." 이소라가 말했다.
지훈의 앞에 이력서가 공중에 떠올랐다. 그의 이력서였지만, 각 항목이 실시간으로 도전 과제로 변하고 있었다. '엑셀 중급'이라고 적힌 항목이 빛나더니, 갑자기 그의 앞에 마법 주문서가 나타났다.
"이 스프레드시트로 왕국의 세금 시스템을 최적화하세요. 시간은 30분입니다."
놀랍게도 지훈은 엑셀 수식이 마법 주문처럼 작동하는 이 세계에서 완벽하게 적응했다. 그가 IF함수를 입력하자 수치들이 반짝이며 재정렬되었다. '팀 프로젝트 경험'이라는 항목에서는 실제로 오크, 엘프, 드워프로 구성된 팀을 이끌어 가상의 다리를 건설했다.
각 도전을 통과할 때마다, 그의 자신감은 높아졌다. 마지막 과제는 '위기 대응 능력'이었다. 갑자기 사무실이 흔들리며 드래곤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이건 실제 상황이에요. 어떻게 대처하실 건가요?" 이소라가 침착하게 물었다.
지훈은 잠시 당황했지만, 곧 미소를 지었다. 그는 지난 11번의 거절에서 얻은 교훈을 생각했다. 실패가 두렵지 않았다. 그는 가장 가까운 창문으로 달려가 열고, 공중에 떠 있는 드래곤에게 손을 흔들었다.
"협상할 시간입니다! 당신의 불만이 뭔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놀랍게도 드래곤이 멈췄다. 사무실은 다시 고요해졌고, 이소라는 박수를 쳤다.
"합격입니다.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이 인상적이네요."
순간 모든 것이 희미해지며, 지훈은 다시 자신의 원룸에 앉아 있었다. 모니터에는 "서류 전형 합격을 축하드립니다"라는 메시지가 깜빡이고 있었다. 현실이었을까, 환상이었을까?
그날 밤, 베개 밑에서 그는 드림코퍼레이션의 명함을 발견했다. 그 위에는 작은 글씨로 쓰여 있었다. "현실은 당신이 만들어가는 판타지입니다." 명함을 손에 쥔 채, 지훈은 오랜만에 설레는 마음으로 내일의 면접을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