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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화장품

취업화장품: 완벽한 가면

면접장 화장실 거울 앞에서 나는 다시 한번 립스틱을 바르며, 내 인생의 46번째 면접을 준비했다. 취업이라는 전쟁터에서 화장품은 내 유일한 방패이자 무기였다.

"당신은 왜 우리 회사에 지원했나요?" 질문이 날아올 때마다 나는 얼굴에 미소라는 색조를 칠했다. 파운데이션처럼 두껍게 발라진 자신감, 아이라이너처럼 날카로운 직무 지식, 마스카라처럼 풍성하게 부풀린 경력 사항. 나의 취업 화장품 파우치 속 아이템들은 완벽했다. 아니, 완벽해야만 했다.

"박지민 님, 이쪽으로 들어오세요." 당당한 걸음으로 면접실에 들어서며 나는 오늘 아침 공들여 바른 화장이 내 불안한 심장 소리를 덮어주길 기도했다. 취업준비생 3년 차, 나는 이제 화장품처럼 인터뷰마다 다른 제형과 색상으로 나를 바꿔치기하는 데 능숙해졌다.

"우리는 열정적인 인재를 찾고 있습니다." 면접관의 말에 나는 립틴트처럼 오랫동안 지속되는 미소를 지었다. 피부에 밀착되는 쿠션 파운데이션처럼, 나는 그들이 원하는 '완벽한 인재'의 형태에 맞춰 나를 밀착시켰다.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나는 문득 화장을 지우고 싶어졌다. 취업을 위해 발랐던 모든 가면들을. 그러나 클렌징 티슈를 꺼내며 문득 깨달았다 - 내가 지워야 할 것은 얼굴의 화장이 아니라, 내 속의 불안이었다.

다음 날 아침,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화장대 앞에 앉았다. 오늘은 다르게 해보기로 했다. 두꺼운 파운데이션 대신 가볍게 피부 톤만 정리했다. 취업이라는 목표를 위해 나를 완전히 지우는 대신, 내 강점을 살리는 포인트 메이크업만 했다.

"박지민 님께 알려드립니다. 귀하는 최종 합격되었습니다." 메일을 확인하는 순간, 나는 울컥했다. 화장대 위에 정렬된 화장품들을 바라보았다. 그것들은 더 이상 나를 감추기 위한 도구가 아니었다. 그것은 나를 표현하는 또 다른 언어였다.

취업과 화장품. 이 둘의 공통점은 결국 '나다움'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의 문제였다. 오늘 밤 나는 화장품 정리를 하며 묵은 제품들을 버렸다. 마치 내가 지난 시간 동안 버려야 했던 가짜 자신감들처럼. 거울 속 맨 얼굴의 나를 바라보니, 드디어 취업에 성공한 진짜 '나'가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