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다이어트: 획득하고 진화하는 인생
투명 유리문에 비친 내 모습은 마치 카비곤 같았다. 한때는 피카츄처럼 날렵했던 몸이 언제부터 이렇게 변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민수씨, 이번 건강검진 결과가 좋지 않네요. 체중 감량이 필요합니다." 의사의 말은 트레이너의 명령처럼 단호했다. 내 인생 최초의, 그리고 가장 힘든, 다이어트가 시작된 순간이었다.
어릴 적 포켓몬 카드를 모으던 열정으로 다이어트 계획을 세웠다. 하루 만보는 '불꽃의 돌', 수영 30분은 '물의 돌', 헬스장 방문은 '천둥의 돌'로 이름 붙였다. 각 활동을 완료할 때마다 스마트폰에 스티커를 붙이는 앱을 다운로드했다. 가상의 포켓몬이 진화하는 것처럼, 나도 변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으악!" 첫날 달리기를 마치고 쓰러지며 내뱉은 소리는 꼭 배틀에서 패배한 포켓몬의 울음소리 같았다. 근육은 피카츄의 10만 볼트 공격을 맞은 듯 아팠고, 폐는 불꽃마차의 화염방사를 당한 것처럼 타올랐다.
일주일이 지났을 때, 체중계의 숫자는 고작 0.5kg 줄었을 뿐이었다. 마치 경험치가 부족한 포켓몬처럼, 나는 아직도 진화하지 못하고 있었다. 냉장고 앞에서 치즈케이크를 바라보며 "너로 정했다!"라고 외치려는 순간, 휴대폰에서 알림음이 울렸다.
옛 친구 현우의 메시지였다. "포켓몬 GO 커뮤니티 데이에 같이 가자. 옛날처럼."
그날 우리는 도시 전체를 돌아다녔다. 포켓스톱에서 포켓스톱으로, 체육관에서 체육관으로. 10km가 넘는 거리를 걸으며 레어 포켓몬을 찾아다녔다. 어느 순간 나는 내가 운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렸다. 단지 포켓몬을 잡기 위해, 그리고 어린 시절의 추억을 찾기 위해 걷고 있었을 뿐.
"와, 넌 정말 니도킹 잡듯이 살 빼는구나." 한 달 후 현우의 말에 웃음이 터졌다. 체중계는 5kg 감량을 가리켰다. 내가 성공한 비결은 간단했다. 포켓몬 마스터가 되기 위해 끝없이 도전하듯, 다이어트도 하나의 모험으로 바꾼 것뿐이었다.
이제 목표 체중까지 10kg이 남았다. 마치 포켓몬 도감을 완성하는 것처럼, 나는 하나씩 목표를 달성해가고 있다. 때로는 지치고, 때로는 포기하고 싶지만, 포켓몬 트레이너처럼 나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간다.
오늘 밤, 달빛 아래 조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문득 깨달았다. 포켓몬과 다이어트에는 공통점이 있다. 둘 다 끝이 없고, 둘 다 끊임없는 성장을 요구하며, 무엇보다 둘 다 인내심과 열정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모든 여정이 결국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이라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