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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생존

호러 생존: 그림자 속에서 살아남기

창문을 통해 흘러들어오는 달빛이 내 손에 묻은 핏자국을 비추자, 나는 내가 정말로 살아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실감했다. 학교 폐건물에 들어온 것이 실수였다는 걸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현관문이 우리 뒤에서 굳게 닫혔고, 그때부터 모든 것이 변했다.

"여기 분명히 유령이 있다고 했잖아, 보고 싶다며?" 진우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겁을 주려는 농담이라고만 생각했는데, 3층 음악실에서 들려온 피아노 소리는 분명 누군가의 장난이 아니었다. 서늘한 바람이 목덜미를 스쳤고, 복도 끝에서 희미한 인영이 우리를 응시하고 있었다.

진우가 먼저 달렸다. 비명소리와 함께. 뒤돌아볼 새도 없이 나도 달렸다. 계단을 내려가는 진우의 발소리, 그리고 갑작스런 둔탁한 소리. 그 이후로 진우의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심장이 터질 듯 뛰며 1층에 도착했을 때, 피웅덩이 속에 진우가 누워있었다. 그의 눈은 천장을 향해 크게 떠져 있었고, 입은 비명을 지르다 굳은 듯했다.

열린 창문을 통해 뛰어내릴까 생각했지만, 바깥은 더 이상 학교 운동장이 아니었다. 끝없는 어둠뿐이었다. 내가 있는 곳은 더 이상 현실이 아니라는 걸 직감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 공간의 규칙을 알아내야 했다.

복도를 지나 교무실로 향했다. 먼지 쌓인 서류 더미 사이에서 오래된 학생부를 발견했다. 1999년, 이 학교에서 일어난 화재 사고로 음악실에서 연습하던 학생 다섯 명이 사망했다는 기록. 그리고 놀랍게도 그 명단 마지막에 내 이름이 있었다.

갑자기 모든 불이 켜졌다. 스피커에서 교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오늘 방과후 활동은 모두 정상적으로 진행됩니다. 음악부 학생들은 3층 음악실로 모여주세요."

나는 일어났다. 내 다리가 저절로 움직였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3층으로 향했다. 피아노 소리가 점점 커졌다. 음악실 문 앞에 서자, 문이 천천히 열렸다. 안에는 까맣게 탄 네 명의 학생들이 앉아 있었고, 피아노 앞에 빈자리가 하나 있었다.

그때 깨달았다. 나는 이미 20년 전에 죽었다. 매년 그날이 되면 우리는 누군가를 끌어들여 우리의 자리를 대신하게 했다. 진우가 내 자리를 대신했고, 이제 나는 이곳을 떠날 수 있었다.

학교 정문을 나서자 밝은 빛이 나를 감쌌다. 누군가 어깨를 두드렸다. 돌아보니 소방관 복장을 한 남자였다. "여기서 뭐하는 거야? 이 건물은 철거 예정이라 출입금지야." 나는 어리둥절했다. 마치 악몽에서 깨어난 것 같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주머니에서 뭔가가 만져졌다. 꺼내보니 음악실 열쇠였다. 그리고 열쇠고리에 적힌 이름표. '담당교사: 김준호'. 그것은 내 이름이었다. 문득 깨달았다. 내가 떠난 자리에는 새로운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이번에는 내가 그들을 데려가야 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