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직장: 어제의 책상
오늘도 내 책상 위에는 어제 내가 놓지 않은 커피 한 잔이 놓여있었다. 탄 냄새가 나는 까만 액체, 내가 마셨던 크림이 들어간 카페라테와는 다른 종류였다. 삼 주 전부터 이런 일이 계속되었다. 처음에는 누군가의 장난이라고 생각했지만, CCTV 확인 결과 밤사이 내 책상에 접근한 사람은 없었다. 그저 오전 7시, 첫 출근자인 내가 들어오기 전에 이미 그 커피는 그곳에 있었다.
"또 왔네, 김 대리의 미스터리 커피." 옆자리의 박 과장이 킬킬거리며 말했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에서 흘러나오는 미묘한 떨림을 놓치지 않았다. 모두가 웃는 척하며 불안해했다. 13층, 구석에 위치한 이 책상은 원래 최 대리의 것이었다. 회사가 갑자기 그를 해고한 지 한 달 후, 그는 아파트에서 뛰어내렸다. 그리고 나는 그의 자리를 물려받았다.
오늘도 그 커피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모니터를 켰다. 화면이 깜빡이며 켜지는 순간, 반사된 모니터에 내 뒤에 서 있는 창백한 얼굴이 보였다. 숨이 턱 막혔다. 급히 뒤를 돌아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괜찮아요?" 팀장이 물었다. 그는 항상 다른 사람들보다 늦게 출근했기에, 지금 막 도착한 것이 분명했다. 그의 얼굴이 평소보다 창백해 보였다. "네... 괜찮습니다." 내가 대답했지만, 전혀 괜찮지 않았다.
점심시간, 선배들은 항상 그렇듯 나를 제외하고 함께 식사를 하러 나갔다. 혼자 남은 사무실, 나는 최 대리의 기록을 찾아보기로 했다. 인사팀 자료실에서 그의 파일을 찾았을 때, 내 손이 얼어붙었다. 파일 안에는 그가 해고되기 전 마지막으로 제출한 보고서가 있었다. 제목은 '사내 비리 조사 보고서'였고, 첫 페이지에는 팀장의 이름이 굵게 표시되어 있었다.
사무실로 돌아오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13층 버튼이 깜빡이더니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멈췄다. 불이 꺼졌다가 다시 켜졌을 때, 거울에 비친 내 뒤에는 최 대리가 서 있었다. 그의 얼굴은 일그러져 있었지만, 눈에는 경고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최 대리의 모습은 사라졌다. 떨리는 다리로 내 책상에 도착했을 때, 모니터가 저절로 켜져 있었다. 화면에는 내가 아까 본 보고서가 열려 있었고, 스크롤이 저절로 내려가며 팀장과 임원들의 비리 증거들이 하나씩 드러났다.
그때 팀장이 사무실로 들어왔다. 그의 눈이 내 모니터를 향했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김 대리, 오늘 야근해야겠네. 중요한 얘기가 있어." 그의 목소리는 평소와 달리 차갑게 울렸다.
책상 위의 검은 커피에서 김이 다시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이제 알겠다. 그 커피는 경고였다. 최 대리가 마지막으로 마시지 못한 커피. 내 컴퓨터 화면 속에서, 지워졌다고 생각했던 보고서의 마지막 페이지가 나타났다: "다음은 김 대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