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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취업

호러와 취업: 이력서의 저주

내 이력서에 쓰인 모든 말들이 현실이 되는 순간, 나는 내가 지옥의 문을 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30번째 지원에서도 실패한 그날 밤, 취업 카페에서 누군가 공유한 '무조건 합격하는 이력서 템플릿'을 다운로드했다. 파일명은 innocuous_resume_template_final.doc, 용량은 악마적으로 정확한 6.66MB였다.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습니다." 이력서에 적은 첫 문장이 활성화된 것은 다음 날 아침이었다. 알람을 끄려 팔을 뻗었지만,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았다. 온몸에 힘을 주어도 알람은 꺼지지 않았고, 나는 그대로 3시간을 더 들어야 했다. 포기할 수 없었다. 문자 그대로.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합니다." 지하철이 터널 한가운데 멈추고 불이 꺼졌을 때, 모두가 공황에 빠졌지만 나만은 이상하게 평온했다. 심장이 폭주하고 숨이 가빠지는데도 얼굴은 미소를 유지했고, 손은 떨리지 않았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신체가 '침착함'을 강제로 유지했다.

"24시간 연락 가능합니다." 그날부터 잠들 수 없었다. 눈을 감으면 휴대폰 알림음이 들렸고, 메일함은 끊임없이 채워졌다. 세 번째 밤, 환각이 시작됐다. 벽에서는 "지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만 안타깝게도..."라는 문구가 흘러내렸다.

"어떤 업무환경에도 적응할 수 있습니다." 면접관의 사무실은 얼음장같이 추웠지만, 내 체온은 정확히 36.5도를 유지했다. 그는 히터를 끄고 창문을 열었다. "견딜 수 있나요?" 물었을 때, 내 입에서는 "네, 전혀 문제없습니다"라는 말이 자동으로 흘러나왔다. 손가락이 파랗게 변해가는데도.

"완벽한 타임 매니지먼트를 합니다." 시계가 나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샤워는 정확히 5분, 식사는 12분, 화장실은 3분 30초. 시간을 어기면 견딜 수 없는 두통이 찾아왔다. 일주일 후, 나는 모든 활동을 초단위로 계획하는 로봇이 되어있었다.

"저는 결과물에 대한 책임을 집니다." 서류 한 장을 잘못 제출한 날, L기업의 채용담당자가 전화했다. "실수하셨네요." 그 순간 내 손가락에서 피가 흘렀다. 실수 하나당 살점이 베어나갔다. 완벽해져야만 했다. 생존을 위해.

마지막 면접, 그들이 물었다. "자신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요?" 내 입술이 떨렸다. 이력서에 적어놓은 대로 "열정적이고 성실한 인재"라고 말해야 했지만, 대신 나는 이제 진실을 말했다. "저는... 저주받은 사람입니다." 놀랍게도 면접관의 눈이 반짝였다. "축하합니다, 합격입니다. 우리 회사는 그런 정직함을 찾고 있었습니다."

이제 나는 회사의 일원이 되었다. 신기하게도 모든 동료들의 눈빛이 내 것과 같았다. 점심시간, 부장님이 내게 속삭였다. "우리 모두 같은 템플릿을 썼지. 이제 네가 할 일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그 템플릿을 공유하는 거야." 그의 손에는 USB가 들려있었고, 파일명은 innocuous_resume_template_final_ver2.doc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