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공포: 호러 화장품의 유혹
처음 느낀 순간, 나는 그것이 단순한 화장품이 아니라는 걸 알았어야 했다. 유리병 안의 진홍색 액체가 내 손끝을 타고 퍼지는 순간, 피부 아래로 스며드는 차가운 감각은 너무나 매혹적이었다. 세일즈우먼은 '심야의 꽃' 컬렉션의 최신작이라며 슬쩍 내게 건넸고, 거울 속 내 얼굴에 묻어나는 생기를 보며 나는 곧바로 구매를 결정했다.
"이 제품은 특별해요. 당신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끌어올려 줄 거예요."
그녀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어두운 매장 구석에서 그녀의 하얀 미소만이 선명하게 빛났던 기억이 나를 소름 돋게 했다. 그날 밤, 화장대 위에 놓인 그 화장품은 달빛을 받아 미세하게 진동하는 것 같았다. 나는 그것을 다시 한번 발랐다. 향기는 달콤하면서도 썩은 나뭇잎 같은 이질적인 냄새가 섞여 있었다.
다음 날 아침,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은 분명 달라져 있었다. 피부는 도자기처럼 매끄럽고 투명해졌고, 눈동자는 더 깊고 선명해졌다. 직장 동료들이 내 변화에 감탄했다. 그러나 셋째 날, 나는 피부 아래로 가느다란 검은 실선들이 퍼지는 것을 발견했다. 마치 누군가가 내 피부 아래에 먹물을 주입한 것처럼, 모세혈관을 따라 검은 줄기가 뻗어나갔다.
"정상적인 반응이에요. 당신의 진정한 아름다움이 깨어나고 있어요."
매장에 다시 찾아갔을 때 세일즈우먼의 말이었다. 그녀의 눈동자는 검게 번져있었고, 나는 그제서야 매장 안의 다른 고객들이 모두 비슷한 증상을 가지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그들은 모두 무언가에 중독된 듯 화장품 진열대 앞에 서 있었다.
일주일째, 거울 속 내 모습은 더 이상 내가 아니었다. 완벽하게 매끄러운 피부 아래로 검은 혈관이 다 자리하고, 눈은 마치 깊은 우물처럼 변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멈출 수 없었다. 매일 밤 그 화장품을 바르는 의식은 내게 위안을 주었고, 피부 아래로 퍼지는 차가운 감각은 중독성이 있었다.
열흘째 되던 날, 나는 깨달았다. 그것은 화장품이 아니었다. 그것은 내 피부를 통해 스며드는 다른 존재였다. 나는 이제 내 안에 깃든 그것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었다. 거울 속에서 내 모습은 더욱 아름다워졌지만, 동시에 더 이상 인간처럼 보이지 않았다.
오늘 아침, 나는 마지막 남은 화장품을 발랐다. 병이 비워지는 순간, 내 피부 아래의 검은 줄기들이 꽃처럼 피어올랐다. 이제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심야의 꽃' 컬렉션을 추천하러 갈 예정이다. 우리는 더 많은 사람들이 필요하니까. 당신도 한번 발라보지 않겠어요? 당신의 피부가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릴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