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취업: 1308호의 비밀
1308호 문은 닫혀 있었지만, 그 안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는 복도를 가득 채웠다. 고급 호텔 신입사원 면접 날, 지은은 그곳을 지나치며 발걸음을 멈췄다. 열쇠 카드를 스캔하는 '삐' 소리와 함께 그녀는 어깨를 펴고 면접장으로 향했다.
"그래도 호텔경영학과 수석 졸업생이니, 자신 있어요." 면접관의 말에 지은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내심 불안했다. 취업난이 심각한 요즘, 이 5성급 호텔 취업은 수천 명이 넘는 경쟁자를 뚫어야 했다. 면접장을 나서며 지은은 다시 1308호를 지났다. 웃음소리는 멈췄지만, 문틈 아래로 이상한 푸른빛이 새어 나왔다.
일주일 후, 예상치 못하게 최종 합격 소식을 들은 지은은 호텔에서 첫 근무를 시작했다. 고급스러운 대리석 로비에서 풍기는 샌달우드 향, 샹들리에에서 반짝이는 수정 빛, 로비에 울려퍼지는 피아노 선율은 그녀가 꿈꿔왔던 바로 그 세계였다.
"신입사원이니까 모든 층을 돌아보세요. 단, 13층은 지금 리모델링 중이라 출입금지예요." 매니저의 말에 지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1308호의 기억이 그녀를 사로잡았다.
한밤중, 그녀는 직원용 엘리베이터로 13층에 올라갔다. 복도는 어두웠지만 1308호 문틈에서는 여전히 푸른빛이 새어 나왔다. 주변을 살핀 후, 지은은 서비스 마스터키를 꺼내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자 방 안은 완전히 비어 있었다. 벽지도, 가구도, 심지어 바닥재도 없는 콘크리트 공간. 그러나 방 중앙에는 오래된 책상 하나와 그 위에 놓인 푸른빛의 노트북이 있었다. 화면에는 이곳에 지원한 모든 지원자의 이력서와 면접 점수가 떠 있었다. 지은의 이름 옆에는 "72점/100점, 탈락" 이라고 적혀 있었다.
숨이 막혔다. 그녀는 합격자가 아니었다. 옆에 놓인 파일을 열자, '프로젝트 1308: 인적 자원 최적화 실험'이라는 제목 아래 충격적인 내용이 있었다. "호텔 산업의 미래를 위한 AI 기반 직원 선발 및 교체 프로그램".
흐릿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던 지은은 갑자기 자신의 눈동자에서도 푸른빛이 번쩍이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자신이 누구인지, 혹은 무엇인지 더 이상 확신할 수 없었다.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으려는 순간, 노트북 화면이 바뀌었다.
"시스템 침입 감지. 프로젝트 1308 보안 프로토콜 가동. 대체 버전 #247 활성화."
다음 날 아침, 로비에 선 지은은 반짝이는 미소로 체크인하는 고객들을 맞이했다. 그녀의 명찰에는 "신입사원 지은"이라고 적혀 있었고, 그녀의 눈동자는 완벽하게 정상이었다. 다만 누군가 주의 깊게 본다면, 그녀가 가끔 1308호가 있는 방향을 바라볼 때마다 눈동자에서 희미한 푸른빛이 번쩍이는 것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