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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다이어트

화장품 다이어트: 아름다움의 무게

화장대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은 더 이상 내가 아니었다. 수많은 화장품 용기들 사이에 파묻혀 있는 여자는 마치 무너져가는 성을 필사적으로 지키려는 여왕 같았다.

"이거 하나만 더 바르면 완벽해질 거야." 매일 아침 반복하는 주문이었다. 파운데이션, 컨실러, 하이라이터, 컨투어링, 블러셔, 아이섀도, 아이라이너, 마스카라, 립스틱까지—열 손가락으로는 부족할 만큼 많은 단계의 화장 과정. 그 무게는 내 얼굴뿐만 아니라 내 마음까지 짓누르고 있었다.

다이어트 앱이 진동했다. "오늘의 물 섭취량을 기록하세요." 물 한 모금을 마시고 앱에 체크했다. 오늘도 아침을 거르고, 점심은 샐러드, 저녁은 닭가슴살로 정해져 있었다. 화장대 위 달력에는 빨간 동그라미로 표시된 날짜—내 생일이자 다이어트 목표 달성일—가 다가오고 있었다.

화장품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유통기한이 지난 것, 색상이 비슷한 것, 한 번 사용하고 방치된 것들. 놀랍게도 쓰레기봉투가 금세 가득 찼다. 버리는 화장품마다 내 어깨가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무슨 일이야?" 룸메이트 지연이 물었다.

"화장품 다이어트 중." 내가 웃으며 대답했다.

"화장품도 다이어트를 해?"

"그래, 이것도 일종의 다이어트야. 불필요한 것들을 버리는 거지."

지연이 잠시 나를 바라보더니 말했다. "근데 다이어트 앱은 왜 지웠어?"

"그것도 불필요했거든." 이제야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화장대 앞에 다시 앉았다. 남은 것은 기초 스킨케어 제품 몇 개와 틴트, 마스카라뿐이었다. 거울 속 여자는 이전보다 훨씬 단순해 보였지만, 묘하게 더 선명했다. 피부의 잡티도, 눈 밑 다크서클도 더 잘 보였다. 하지만 그건 내 얼굴이었다. 진짜 내 얼굴.

그날 저녁, 친구들과의 저녁 식사에서 처음으로 버거를 주문했다. 친구들은 내 얼굴을 보고 물었다. "화장 안 했어?"

"응, 이제 화장품 다이어트 중이야."

"피부가 좋아 보여. 뭐 바른 거야?"

웃음이 나왔다. "정직함을 발랐어."

집에 돌아와 화장대 거울을 바라보았다. 화장품들의 무게가 사라진 자리에 내 미소가 가득했다. 달력에 표시된 생일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올해는 새로운 화장품 대신, 나 자신에게 선물을 주기로 했다—불완전해도 괜찮다는 자유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