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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직장

화장품 직장: 피부 아래 숨겨진 진실

첫 번째 살인은 모공 축소 세럼으로 시작됐다. 나는 그날 아침, 출근길에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보며 '이것'이 지워졌다는 걸 알았다. 28일간 반복된 실험의 결과물. 내 안색은 완벽했고, 그녀의 생명은 사라졌다.

"김 대리, 이번 신제품 테스트 결과 나왔어요?" 손 부장의 목소리가 회의실에 울려 퍼졌다. 나는 가방에서 서류를 꺼내며 미소지었다. '루미너스 스킨' 브랜드의 연구원으로 일한 지 5년, 이번 제품은 내 경력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었다.

"네, 모든 테스트 피험자들에게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특히 주름 개선과 모공 축소 효과는 시중 제품의 두 배에 달합니다." 서류에는 없는 말이었다. 피험자 17번의 알레르기 반응과 이후 실종 사건은 기록에서 깔끔히 지워졌다.

화장품 회사 지하 실험실은 형광등 불빛 아래 창백했다. 시간은 밤 11시 37분. 나는 혼자였다. 특허 출원 중인 신소재 RX-720을 담은 피펫을 들고 있는 내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이 성분이 피부 깊숙이 침투해 세포 구조를 재배열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그리고 그 부작용도.

손 부장의 메시지가 울렸다. "김 대리, 이사회가 제품 출시를 승인했어. 내일 기자회견이야. 준비해." 하트 이모티콘이 따라붙었다. 그는 이미 판매 목표액을 계산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화면을 꺼트렸다.

시체는 없었다. 단지 흔적만 남았다. RX-720이 피부를 통과해 점차 내부 장기로 침투하면, 세포들은 미세한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스스로를 분해했다. 피험자 17번의 마지막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피부가... 불타는 것 같아요."

회사 옥상에서 바라본 서울의 밤은 화려했다. 나는 가방에서 작은 화장품 병을 꺼냈다. 루미너스 스킨의 첫 정식 제품. 내일이면 전국 백화점에 진열될 예정이었다. 특별 성분 RX-720은 제품명 아래 작은 글씨로만 표기되어 있었다.

내 손에는 수정된 성분표가 들려 있었다. 모든 독성을 제거하고, 효과는 절반으로 줄어든 안전한 버전이었다. 하지만 이미 첫 생산분은 출하되었고, 손 부장은 내게 "효과가 검증된" 원래 제품을 고수하라 지시했다. "소비자들은 극적인 효과를 원해. 부작용 같은 건 나중 문제야."

나는 손에 든 화장품을 열어 얼굴에 바르기 시작했다. 균일하게, 꼼꼼하게. 곧 따끔거림이 느껴졌다. 내일 기자회견장에서 나는 이 제품의 첫 번째 공식 사용자로 등장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모든 것을 보게 될 것이다.

화장대 거울 앞에 앉아 마지막 메모를 남기며, 내 피부가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하는 것을 지켜봤다. 어쩌면 아름다움을 위한 대가는 항상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불되어 왔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