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남편: 그 책상 위의 두 번째 삶
오늘 아침에도 회사에 도착한 나는 그의 사진을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사무실에서는 모두가 그를 내 남편이라고 알고 있다. 사실 그는 내 남편이 아니다.
"여보, 오늘 저녁에는 일찍 들어갈게요." 전화기에 대고 나는 거짓말을 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알았어, 사랑해"라고 대답했다. 진짜 내 남편은 3년 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회사 동료들에게 남편이 있다는 거짓말을 한 것은 단순한 실수였다. 입사 첫날, 사람들이 결혼 여부를 물었을 때 나도 모르게 "네"라고 대답했다. 그 후로 점점 거짓말이 쌓여갔다. 남편의 직업, 우리의 만남, 결혼식, 그리고 그가 요리를 잘한다는 것까지. 나는 죽은 남편의 삶을 지우고, 존재하지 않는 새 남편을 창조했다.
회사 사람들은 내가 매일 아침 남편과 나눈 대화를 이야기할 때마다 부러운 눈빛을 보냈다. 특히 김과장은 "당신 남편처럼 다정한 사람이 어디 있어요?"라며 자신의 실제 결혼 생활을 한숨과 함께 비교했다. 내가 만든 가상의 남편은 너무나 완벽했다.
오늘 점심, 팀장님이 갑자기 말했다. "이번 주 금요일 회식에 배우자도 함께 하는 건 어떨까요? 서로의 가족도 알고 지내면 좋잖아요." 모두가 환호할 때, 나는 얼어붙었다. 책상 위 남편 사진 속 모델의 얼굴이 나를 조롱하는 것 같았다.
화장실에 숨어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꺼내 배우 섭외 앱을 열었다. '가족 행사용 가짜 배우자' 서비스를 검색하자 여러 프로필이 나타났다. 그중 한 남자의 사진이 내 책상 위 사진과 묘하게 비슷했다. 그의 프로필에는 '전문 배우, 어떤 역할도 완벽하게 소화'라고 적혀 있었다.
망설임 끝에 예약 버튼을 눌렀다. 곧바로 메시지가 왔다. "안녕하세요. 저는 당신의 '남편' 역할을 맡게 된 배우입니다. 완벽한 연기를 위해 당신의 '남편'에 대한 모든 정보가 필요합니다." 나는 3년간 만들어온 가상 남편의 모든 이야기를 전송했다.
금요일 저녁, 회식장 입구에서 처음 만난 '남편'은 예상보다 훨씬 준비가 잘 되어 있었다. 그는 내가 지어낸 모든 이야기를 마치 진짜 자신의 기억인 것처럼 완벽하게 재현했다. 심지어 내가 말한 적 없는 세부 사항까지 채워넣으며, 정말 우리가 몇 년간 함께 살아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회식이 끝나고 그와 택시를 나눠 타고 돌아가는 길, 그가 물었다. "왜 가짜 남편이 필요한 거죠?" 나는 망설였다. "진짜 남편은 3년 전에 죽었어요. 혼자라는 걸 인정하기 싫었나 봐요." 그러자 그가 갑자기 내 손을 잡았다. "저도 3년 전에 아내를 잃었어요. 이 일을 시작한 이유이기도 해요. 다른 사람의 남편이 되면 잠시나마 제가 여전히 누군가의 반쪽이라고 느껴서요."
택시 창문에 부딪치는 빗방울 소리만이 흐르는 침묵 속에서, 나는 생각했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회사에서든, 집에서든,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남기 위해 누군가의 배우자 역할을 연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