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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다이어트

회사 다이어트: 30일간의 감량 게임

인사팀 이메일이 전 직원에게 전송되던 순간, 모든 컴퓨터 화면이 동시에 밝아졌고, 내 인생은 그날부터 살과의 전쟁터가 되었다. '30일 전사 다이어트 챌린지 - 우승자에게 연봉 30% 인상'. 숫자들이 나를 유혹했다. 내 지갑에도, 그리고 내 허리둘레에도.

"미친 거 아냐?" 옆자리의 김 대리가 속삭였다. "CEO가 갑자기 웰빙에 꽂혔대. 이게 신규 복지 프로그램이래." 그의 배는 이미 5개월 된 임산부를 연상시켰다. 30%의 연봉 인상. 우리 모두에게 그건 꿈같은 제안이었다. 특히 집세가 넉 달째 밀린 나에게는.

챌린지 첫째 날, 구내식당은 마치 황폐한 전쟁터 같았다. 평소 북적이던 공간에 단 세 명만이 앉아 있었다. 선명한 주황색 당근 주스를 마시던 마케팅팀 박 과장은 마치 자신이 이미 우승한 것처럼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나는 그녀의 비타민 가득한 주스가 진심으로 혐오스러웠다.

일주일이 지나자 사무실 분위기는 급변했다. 김 대리의 서랍에서는 초콜릿 포장지가 몰래 빠져나왔고, 평소 온화하던 이 부장은 단백질 셰이크를 들이키며 모두에게 짜증을 냈다. 자판기 앞에서는 코카콜라를 사려다 스파클링 워터로 급히 손을 바꾸는 위선적인 장면들이 연출됐다. 그리고 회사 전체에 퍼진 과일향 방귀 냄새. 아무도 인정하지 않았지만, 우리 모두가 알고 있었다.

15일째, 회의실은 더 이상 아이디어를 논의하는 곳이 아니었다. "너 어제 저녁 먹었지? 솔직히 말해." 이 말은 마치 불륜 현장을 추궁하는 것처럼 들렸다. 화장실 칸막이 밑으로는 몰래 과자를 건네는 손이 보였고, 퇴근 후 편의점에서 동료를 마주치는 건 서로에게 치명적인 민망함이었다.

25일째 되던 날, 나는 이 부장의 비밀을 발견했다. 그는 자신의 체중계를 해킹했다. 가짜 앱으로 체중이 날마다 0.2kg씩 감소하는 것처럼 조작했다. 그 모습이 너무 처절해서, 나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웃음 때문에, 내가 입고 있던 허리 조이는 거들이 터져버렸다.

챌린지 마지막 날, 누군가 충격적인 사실을 폭로했다. 우리 CEO는 이 기간 내내 발리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는 것. 그곳에서 그는 "인재 관리의 혁신적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우리의 다이어트 과정을 온라인 강연으로 자랑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우승자는 없었다. 대신 우리는 전원 합의하에 회사 냉장고에 남아있던 케이크를 함께 나눠 먹었다. 그리고 다음 날, 우리 모두는 사표를 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이 우리 회사가 진정으로 필요로 했던 '다이어트'였다. 인재의 살이 아닌, 독성 문화의 살을 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