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뉴진스: 성격 유형으로 비춰본 새로운 나
"당신의 성격은 INFJ입니다." 화면의 결과를 보는 순간, 나는 이상하게 안도했다. 마치 누군가가 내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글로 옮겨놓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세상에 나를 설명할 수 있는 틀이 있다는 사실이 위안이 됐다. 이제 나는 '희귀한 1%'라는 이름표를 달고 다닐 수 있었다.
그 날 이후, 나는 MBTI의 세계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모든 대화는 "너 MBTI 뭐야?"로 시작했고, 새로운 관계는 16개의 유형 안에서 분류되었다. 주변 친구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그들의 성격 유형으로 설명되었다. ESTJ 친구가 약속 시간에 늦으면 "넌 J인데 왜 늦어?"라고 질책했고, INFP 친구의 감성적인 글에는 "역시 너답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세상의 모든 행동과 생각이 네 글자로 정리되는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음악 추천 알고리즘이 뉴진스의 'Hype Boy'를 내 귀에 들려주었다. 강렬한 비트와 중독성 있는 멜로디가 내 귓가를 맴돌았다. 나도 모르게 손가락이 리듬을 타고, 발이 바닥을 두드렸다. INFJ인 내가 이렇게 외향적인 음악에 빠져드는 것은 '틀'에서 벗어난 행동이었다. 불안했다. 내가 알던 나와 달랐다.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MBTI 테스트를 다시 받았다. 결과는 ENFP. 완전히 다른 유형이었다. 거울 속에 낯선 사람이 서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누구인가? 내가 알던 나는 어디로 갔는가? 패닉 상태로 세 번째 테스트를 받았다. ISFJ. 또 달랐다.
그날 밤, 나는 뉴진스의 노래를 반복해서 들었다. "Got me looking so crazy, my baby..." 가사가 내 상태를 정확히 설명하는 것 같았다. 분명 처음 들었을 때와 같은 곡인데, 매번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때로는 에너지 넘치는 댄스곡으로, 때로는 감성적인 발라드로 느껴졌다. 한 곡이 여러 얼굴을 가진 것처럼.
문득 깨달음이 찾아왔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어느 날은 내향적이고, 다른 날은 외향적일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는 논리적이고, 또 다른 상황에서는 감성적일 수 있다. 나는 네 글자로 정의될 수 없는 복잡하고 다면적인 존재였다. 마치 뉴진스의 음악처럼, 같은 나이지만 매일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뉴진스(New Genes)'를 가진 사람이었다.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달이 구름 사이로 모습을 드러냈다 감추기를 반복했다. 항상 그 자리에 있지만, 매일 밤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달. 어쩌면 우리는 모두 그런 존재인지도 모른다. 나는 이제 MBTI 결과가 아닌, 매일 새롭게 발견하는 나의 모습에 이름을 붙이기로 했다. 오늘의 나는 어떤 'New Genes'을 발현할까? 궁금증과 함께, 나는 내일을 기다린다.